33.GONY

 




따까리 인생 BUSINESS

예전에 차범근 씨 인터뷰 중 아들 차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하나 있다고 했다. 차두리가 베컴 자서전을 머리맡에 두고 잘 정도로 베컴 팬이라는 것이다. 같은 시대에 같이 뛰는 축구 선수로서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했다. 베컴은 이겨내야 할 상대이지 존경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범근 자신은 선수생활 하면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뛰었다고 한다.

차범근 씨와 아들 차두리의 마음가짐의 차이가 축구선수로서 끝도 안 보이는 클라스의 갭을 만들어 낸 것 같다. 한참 필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그 필드가 운동이던 비즈니스건 예술이건 동시대의 선수를 존경하고 팬으로 추종하는 건 자신의 가능성을 가두는 것이다. 적당히 스타일을 좋아하고 참고 할 수는 있지만 나와 다른 레벨로 생각하고 모시듯 구는 건 문제가 있다.

특히 가까이 있는 대상을 그렇게 신격화하는 건 문제가 더 심각하다. 회사의 동료나 팀장 혹은 사장을 신격화하는 건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다. 상대가 인류 역사상 한두 명 나올 인물이면 모를까? 세상에 당신보다 위대한 사람은 없다. 인류 역사상 한두 명 나올 인물이 당신 주변에 있을 확률은 제로다. 누군가가 자신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누군가가 눈에 띈다면 그 사람을 동경하는 대상이 아니라 극복할 대상으로 생각해라.

그래야 겨우 성장할까 말까 한다. 이름 알려진 사람을 추종하는 삶으로는 딱 그 사람 따까리 인생밖에 살지 못한다.

덧글

  • 2014/12/22 01:49 # 답글

    누군가의 위에 올라서야 하는게 목표인 사람이라면 주위에 뛰어난 이들을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보겠지만, 일을 즐기는 사람들은 주위에 뛰어난 이들이 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제 분야의 석학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서 같이 일을 하지 않았으면 절대 배우지 못할 부분까지 배울 수 있구요,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혼자 일을 할때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는 것도 뿌듯하고, 그런 분들과 함께 연구하는 것 자체로 영광이라고 생각할만큼 동경하기도 하구요. 그분들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갉아먹는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가두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키우는 기회이기도 한데, 도대체 그런 분들의 "따까리" 인생이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레벨이 다른 내공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존경마저 부정하며 이뤄내고 성취해야 할게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차범근과 차두리 중 누가 더 즐겁게 축구를 했을까를 생각한다면 '따까리' 인생이라는 표현은 전혀 다른 인생관에 대한 폄하라고 느껴집니다. 최고는 아니어도 상관없지만 평생 꾸준히 즐겁게 일하고 싶은 사람인데, 주위에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걸 영광으로 여긴다고 따까리로 폄하되어도 좋은건 아니거든요.
  • 식용달팽이 2014/12/22 03:45 # 답글

    모든 사람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는 발상이 이 글과 같은 사고방식을 낳지요. 발전, 성장을 남을 밟고 위로 올라가는 것과 동의어로 만들어 놓고 말이죠.

    성공이라는, 그리고 얼마나 최정상에 가까이 갔느냐를 기준으로 본다면 본문의 글에 크게 이견이 없는데, 인생을 얼마나 정점에 다가갔느냐로 평가한다면 우리 모두 1인자의 따까리일 뿐이죠. 인생을 그렇게 단순하게 일직선으로 놓고 사는 것도 대단히 피곤한 일입니다.

    본문의 글처럼 근처의 사람을 굳이 신격화할 필요도 없지만, 굳이 극복대상으로 삼아야 할 이유도 없죠. 그 사람 말고도 내가 극복하고 성장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성장은 남을 제치고 올라서는 것과 동의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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