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GONY

 




007 Skyfall 잡설 STYLE

드림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애스턴 마틴이라고 하는 남자들이 있다. 또 그런 사람 중에 칵테일을 주문 할 때면 보드카 마티니를 시키는 사람이 있다. 젓지 말고 흔들어서 달라고 하고 싶은 맘은 굴뚝 같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 것이 확실하다. 애스턴 마틴과 드라이 마티니를 좋아한다는 것은 007 팬이라는 뜻이다. 피아 식별이 분명하고 쉽다. 나는 영화를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인데 007 시리즈 만은 62년도 숀 코네리의 Dr.No 부터 2012년 Skyfall까지 23편 전부를 봤고 심지어 번외(?)편인 67년도 Casino Royale과 83년도 Never Say Never Again까지 다 봤다. 
오랜 007 팬들은 공통적으로 몇 가지 걱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최근의 시리즈로 오면서 007 특유의 스토리가 흐려지면서 뻔한 액션영화가 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고 또 하나 007 특유의 캐릭터와 이를 상징하는 소품들의 브랜드가 변하는 것이다. 본드의 탈 것이 BMW의 이름을 달고 나올 때나 다니엘 크레이그라는 키가 상대적으로 작고(이전 본드들에 비해) 강인한 인상과 근육질의 몸을 가진 배우가 007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남성복에 관심이 많은 나로써는 무엇보다 퀀텀 오브 솔러스부터 본드의 수트가 브리오니에서 탐 포드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게다가 바뀐 이유가 브리오니의 핏이 너무 릴렉스한 이유라니! 브리오니가 이탈리아의 브랜드지만 본드가 입는 세빌로우의 스타일을(그런데 맨 처음 본드의 옷을 만든 Anthony Sinclair 하우스는 셰빌로우에 없다는 게 함정) 잘 만들어 낼 수 있었고 또한 정말 잘 만들었다. 그러나 본드가 탐 포드를 입는다니! 내가 탐 포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절대 본드에게 어울리는 브랜드가 아니다. 미국이 배경이면 모를까 영국 신사의 탈을 쓴(읭?) 첩보 요원이 탐 포드를 입는 건 납득이 안된다.
이번 Skyfall에서도 탐 포드가 만든 수트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첫 장면부터 달랑 세 개 밖에 없는 소매의 단추와 거기에 첫 단추 구멍을 길게 뚫어 놓고 단추도 풀어 놓은 탐 포드의 이름표 같은 디테일을 보면서 영화에 집중이 안되었다. 거기에 핀 칼라의 셔츠라니, 아! 신경쓰여! 그러나 계속 보다 보니 탐 포드도 나름대로 기존의 본드의 스타일을 존중한 흔적이 보이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얼굴과 탄탄한 근육에 슬림한 핏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영화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던데 기존의 007 시리즈를 계속 즐기던 팬이라면 여기저기 옛날 시리즈를 추억 하게 하는 장면들에서 꽤 즐거움을 느꼈을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빵~ 터졌는데 아무도 반응하지 않아서 좀 당황했다. 오리지널 본드카인 애스턴 마틴 DB5의 등장과 배기음 사운드는 충분히 심장을 떨리게 만든다. 다 보고 나서 마치 배트맨 시리즈에서 배트맨 비긴즈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감독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007 시리즈는 시리즈 간의 개연성은 크게 없지만 그래도 이번 007 Skyfall은 지난 50년을 기념하고 앞으로 50년을 기약하며 화려하게 재귀 함수를 호출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사실 이번 007은 시리즈 최초로 본드보다 수트를 더 멋지게 입은 조연(Ralph Fiennes)이 등장한다. 중간에 재킷 벗고 멜빵하고 있는 씬 보면 바지 핏 죽여준다. 그래서 좀 위안이 된다. 그러나 본드가 그냥 본드가 아니다 수트는 아쉬웠지만 이번 편에서 최고의 캐주얼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스코트랜드 동네 뒷 동산의 사냥꾼 스타일 죽인다.(심지어 수트를 입은 본드보다 더!) 특별히 이번 작품은 영상미가 정말 돋보이는데 IMAX에서 관람하면 그 맛을 더욱 맛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봉 전부터 유명했던 Adele의 오프닝 노래와 영상 또한 엄청난 볼거리!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강추!

그래도 007 제임스 본드라면 이래야 하는데 흑 ㅠ,.ㅠ

덧글

  • rumic71 2012/10/29 13:32 # 답글

    저도 나름 본드팬이라고 건방떨고 다녔는데 이 포스팅을 보고 반성합니다.
  • Gony 2012/10/30 01:43 #

    무슨 반성을요... 저도 그냥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끄적인거에요.
  • 조현수 2012/10/29 22:38 # 답글

    부산에 있어서 신세계 CGV 스타리움관에서 스카이폴을 봤습니다.. 그런 초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볼 기회가 그동안 많지가 않았는데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안개 낀 스코틀랜드 시골 풍경을 보고 저절로 감탄사가 조용히 입에서 흘러나오더군요..
  • Gony 2012/10/30 01:43 #

    아 정말 이번 작품의 영상미 끝내주죠. 특히 언급하신 Skyfall 저택 주변의 풍경은 정말 멋지게 잘 담은 것 같아요.
  • Dead_Man 2012/10/29 22:42 # 답글

    아 숀코너리는 진짜 저떄도 미중년의 최고봉
  • Gony 2012/10/30 01:44 #

    숀코너리 정말 멋지죠. ^^
  • 마이너리 2012/11/01 12:38 # 삭제 답글

    저는 예전 시리즈를 거의 안 봤는데요;
    skyfall이 본드에게 가지는 의미가 뭘까요?
    저는 저택 이름이 skyfall이고 거기서 끔찍하게 부모님을 잃어서
    봉인해두고 싶어했던 과거를 뜻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전작들을 안 봐서 확신할 수가 없어요.
    가르쳐주세요 +_+
  • 조현수 2012/11/01 17:05 #

    저도 그게 궁금해서 좀 알아보다가 찾은게 있는데, 1년 전 글이네요..
    그런데 예지력이라고 해야하나요..shadowonthesun이라는 필명으로 쓰인 글들이 굉장히 설득력 있네요..
    대충 말씀드리자면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실현되어야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따온 것 같다고 하네요..
    정보 유출로 요원들이 죽어나가고 테러를 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고 있으면 꽤나 솔깃하게 들립니다.
    영문 사이트지만 어렵게 쓰인게 아니라 자세한 건 직접 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When SKYFALL was first rumoured as the title, I went a-hunting. And one of the references I found was fiat justita ruat caelum, a legal phrase that means "justice must be done, even if it means the sky falls". If my theory about what "Skyfall" actually is in the film (an off-the-books MI6 operation that ended badly and was covered up), fiat justita ruat caelum could be a fairly powerful motive for the villain.

    http://www.mi6community.com/index.php?p=/discussion/1750/what-does-skyfall-mean-in-british-culture/p1
  • 잠본이 2012/11/03 17:23 # 답글

    오오 양복에도 그런 깊은 뜻이... 패션 보는 눈이 없어서 미처 몰랐군요.
  • Nobody 2012/11/09 14:50 # 삭제 답글

    Ralph Fiennes는 영국왕실(찰스왕세자)와 아주 먼 친척이라고 하던데. 해리포터 볼더모트땜에 그렇지 예전 Avengers(1998) 영화봐도 수트는 잘 입었음. Daniel Craig의 수트빨이 좀 이상(?)해진 것은 Costume Designer가 Pierce Brosnan 시절의 Lindy Hemming (이 사람은 다른 영화에서 Costume Designer 분야로 아카데미 상 수상)에서 Louise Frogley로 바뀐 이후부터 저렇게 되었는데... 그냥 몸빨로 버티는 디매에서 막 백갤로 넘어온 유입종자 같아.
  • els 2013/02/28 05:54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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