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GONY

 




제주도 여행, 둘째 날 EXPERIENCE

첫날 밤은 광란의 밤이라고 할까? 중문에서 서퍼들과 뒹굴며 지내고 있는 친구 덕분에 한국에 몇 명 되지 않는 바다 놀이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서퍼들과 놀았더니 역시 놀아본 사람들이 잘 논다고 빡세게 놀았다. 여행지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신 나게 노는 일도 여행의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특히 유니온의 쉐프께서 친히 만들어준 삼겹살 계란 부침은 최고였다. 아무튼 열심히 놀고 해가 뜨기 진전에 잠이 든 것 같다. 처음 뵙는 형님 집에서 신세를 지니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한데 또 이런 게 여행의 묘미(읭?) 아니겠는가? 고기 국수 한 그릇 먹고 다시 중문으로 갔다.
이러나 저러나 중문이 제주도 최고의 관광지는 맞는가 보다. 이제는 한국 사람들 보다 중국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유명하다 싶은 곳에 중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무조건 돈 벌겠다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중문의 파도는 거셌고 특유의 모래 색깔도 매력적이었다.
제주도라는 걸 다시금 알려주는 나무. 저 난간에 올라가서 바다를 보고 있으니 걱정과 시름을 바다가 다 받아주더라고 땡큐 중문 앞바다
중문 서퍼들의 뿌리 같은 곳이라고 할까? 좀만 정비해서 영화에서 보던 해변에 있는 칵테일 바처럼 꾸미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이런 곳에서 서핑 스피릿 가득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을지 상상이나 했겠는가?
서핑을 하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아서 노란 튜브를 타고 바다에서 둥둥 떠다니고 파도와 싸우다 지쳐 해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구름 덕분에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파도 소리와 여행객들의 즐거운 소리가 믹스되어 BGM으로 깔리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로컬 서퍼들의 추천으로 그 유명한 오르막 가든이나 목포고을이 아닌 꽃돼지라는 곳에 왔다. 각자 다른 일을 하며 다른 세상에 살던 서른 넘은 세 남자가 각자 다른 길로 제주도에 와서 한 곳에 모여 먹고 마시고 이야기 하다니 기적 같은 일이다.
흙 돼지가 아닌 그냥 돼지. 여행할 때,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끌려서 집착하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보았기 때문에 여행이 아니라 여행이기에 무엇을 먹던 어디를 가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고기도 익고 제주의 밤도 무르익고 우리의 이야기도 익어가는 즐거운 밤이었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부터는 온전히 나 혼자의 여행이 시작된다. 함께하는 시간도 너무 너무 좋지만 그 만큼 혼자 여행하는 시간도 각자에게 큰 의미가 있다. 아쉬운 밤을 게스트 하우스에서 보리 음료와 과자로 달래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그냥 즐겁게 다음날을 맞이하는 수 밖에!

덧글

  • 2012/08/19 16: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8/24 00:5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08/24 12: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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