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idle Talk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점심이었다. 35도가 넘는 날씨에 긴 소매 셔츠와 정장, 타이까지 풀 착장을 한 것을 잊은 채 냉면을 향해 사무실 밖으로 향했다. 매해 여름 2012년을 기억하게 만들 만큼 미칠 듯이 뜨거운 날씨였지만 원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서른 두 살하고 반년을 넘긴 나는 남들과 비슷한 뻔한 고민거리로 휘청 거리고 있는 중이다. 한여름 축 쳐진 소ㅂㄹ 같은 모습으로 겨우 고깃집에 도착해서 앉아서 물 냉면을 한 그릇 시켰다. 11,000원 싸지 않다.

맛있었다. 정말 맛있었다. 비싸긴 하지만 이 정도 제대로 된 음식이라면 하루에 한 끼를 먹거나 하루 건너 한번 점심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불만이 없을 것 같다. 매일매일 삼시 세끼 음식 같지도 않은 음식을 살기 위해 혹은 내가 아닌 남을 위해, 관계를 위해 먹는 다는 건 참으로 곤욕스럽고 괴롭다. 그런데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그렇게 먹고 그렇게 관계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좋아서, 나를 만족 시키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닌 다른 이유로 다른 것들을 하는 건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를 알아주고 내가 인정하는 사람들과 관계하고 소통하며 살라고 한다.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 까끌까끌 한 마음으로 맛도 없는 음식을 마주하며 만들어내는 관계를 더 이상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너무나 피곤하고 지친다. 내 체력이 더 이상 받쳐 주질 못한다. 맛있는 것만 골라 먹고 살아야겠다. 편식을 해야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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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오리지날U 2012/08/03 00:45 # 답글

    좋은 생각이십니다. 쉽진 않지만요.

    (요즘 장사는 잘 돼가시는지..? 소식이 영 뜸하네요?)
  • 2012/08/03 00: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레드피쉬 2012/08/03 00:45 # 답글

    봉피양이네요ㅎㅎ
  • Gony 2012/08/03 00:58 #

    벽제갈비가 브랜딩을 요상하게 해서... 벽제구이로라는 벽제갈비 서브 브랜드입니다. 물론 봉피양과 다를 건 없지만요... 다만 순면을 달라고 하니까 물냉면이랑 비빔냉면 밖에 없다고 조선족 출신으로 추측되는 종업원분께서 대답하시더라고요. ㅋㅋㅋ
  • 레드피쉬 2012/08/03 01:12 #

    벽제구이로도 압니다ㅎㅎㅎ

    ㅋㅋㅋㅋㅋ벽제갈비 서브 브랜드정도되면 그래도 순면정도는 교육을 시켜야하는디;;;
  • 레드피쉬 2012/08/06 20:07 # 답글

    오늘 알게된 사실인데 벽제구이로는 순면을 취급하지.않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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