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S/S Ralph Lauren by Gony

솔직히 Fashion 카테고리에 포스팅을 하는 게 좀 겁난다. 처음에 멋도 모르고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야 겁도 없이 싸질러댔지만 지켜보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날 수록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내가 뭐 패션계통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한 적이 전혀 없기 때문에 내 맘대로 포스팅을 하는데 소위 전문가라는 분들이 보시면 얼마나 가소로울까 하는 생각이 슬쩍 들기도 한다. 그러나! 패션이라는 게 근본적으로 입을 때 좋고 보기에 좋으면 장땡 아닌가? 그렇기에 아마추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런웨이의 모습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입춘도 지났겠다 날씨도 조금씩 풀려가겠다. 올 봄의 패션에 대해서 슬슬 썰을 풀면 좋을 것 같다. 시작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 Ralph Lauren. 런웨이 컷을 보면서 폴로라인의 제품이 별로 안보여서 좀 아쉬웠다. 퍼플라벨이나 블랙라벨도 물론 좋지만 너무 비싸고 소화하기에 좀 부담스럽게 멋지다.(응?) 아무튼 닥치고 옷 좀 보자. 한국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색상의 바지 아닌가? 아마 이런 색깔의 바지를 입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의 시선 무지하게 받을 게 분명하다. 그런데 바지만 말고 전체적인 이미지를 보자. 튀는가? 어라 안 튄다. 튄다기 보다 상큼한 느낌이다. 어떻게 이런 화려한 색상의 바지가 부담스럽지 않게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나는 외모다. 인정하긴 싫지만 사실 그렇다. 팔다리 길쭉하고 얼굴이 작으며 피부가 하얗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들은(실은 뭘 입어도 어울리지만) 튀는 색상이 이상하게 잘 어울린다. 아무래도 외모에서 풍기는 아우라가 전체적인 이미지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듯 하다.(이 왠 망발이냐?) 또 하나는 튀지 않는 코디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바지의 색상 빼고 헤어스타일부터 발끝의 로퍼까지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 특정한 디테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트위스트를 하지도 않았다. 몸에 딱 맞는 사이즈와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이템들이다. 바지 색상이 이미 큰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다른 곳은 포인트를 줄 필요가 없다. 이미 바지에서 충분히 튀었으니 더 이상은 오버다. 

생각보다 컬러팬츠는 그렇게 어려운 아이템이 아니다. 나 같은 사람도 초록바지를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도 충분히 도전 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딱 맞는 사이즈를 입고 튀지 않는 녀석들과 같이 코디 한다면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별거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올 봄에는 이렇게 화려한 색상의 팬츠를 입은 멋진 남자들이 길거리에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색깔 있는 팬츠를 잘 입은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르게 자꾸 눈이 가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덧1. 바지도 바지지만 재킷 너무나 멋지다. 각진 어깨, 큰 라펠, 깊은 V존, 잘록한 허리. 완전 내 스타일이구나!
덧2. 역시 초록바지는 ‘핫'한 아이템임이 틀림없다. 2010 S/S Ralph Lauren 런웨이에도 있더라.


이글루스 가든 - 우리는 패션 블로거

뜨거운 벼룩시장 - BLING & PLATOON NIGHT FLEA MARKET by Gony

Youngsta덕분에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새로운 문화도 접하게 되어서 요새 좀 신난다.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SNS의(내 블로그는 SNS용으로 잘 사용되고 있다) 최고의 장점은 접하고 싶었던 인물이나 문화영역에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넷을 통한 인연을 폄하하기도 하는데 그 따위 편견을 가지고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의 세상을 참 피곤하게 살 것 같다는 생각이다. 관계는 계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 무엇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나이트에서 부킹을 하다가 만나던 클럽에서 부비부비를 하다가 만나던 사람을 처음만 보고 알 수 없는 법. 그러니 제발 편견 좀 버리자고!

처음부터 글이 산으로 가고 있는데 워~ 아무튼 이곳 역시 Youngsta와 함께 했다.(물론 Jenny도 함께) 젊은 양반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것 같은데 난 서른의 노땅이라 그런지 몰랐었다. 매달 첫 주 토요일 저녁에 열리는 벼룩시장. 12월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방문했다. 언론에 한번 나왔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핫’하고 ‘힙’한(뭔 소리냐?) 친구들이 바글바글 했다. Youngsta와 논현동 싹시스트 유뱅은 셀러로 열심히 장사를 하고 있었고 나는 슬쩍 한 바퀴 둘러보고 내 친구들과 맥주 한잔 걸치며 분위기를 즐겼다.

짭짤한 수입을 건진 Youngsta

벼룩시장 최고의 인기 제품 논현동 싹시스트 유뱅의 양말

멀리서도 그들의 아우라가 느껴진다(응?)

쌀쌀한 날씨에 교통도 좋지 않은 이곳에 수 많은 사람들을 이곳으로 이끄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살짝 생각을 해보자면 첫째로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일단 장소가 참 매력적인 곳이다. 논현동의 쿤스할레는 컨테이너로 만들어 졌는데 밀리터리 느낌을 물씬 풍기면서도 세련되고 넓다. 거기에 다양한 스타일의 재미있는 사람들과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는 음악 그리고 가벼운 알콜. 가슴이 뛰는 사람이라면 안 오고 배길 수가 없다. 대한민국 어디에 이런 분위기의 벼룩시장이 있는가? 둘째로 경제적인 이유다. 이곳에서 정말 예쁘고 멋진 아이템들을 싸게 구할 수 있다. 이날은 가장 잘 산 사람을 뽑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템들이 단돈 몇 만원에 거래되었다. 게다가 유뱅의 양말은 막판에 3개에 5,000원에 팔렸고 Youngsta의 HOT한 아이템들은 긴 팔 10,000원, 짧은 팔 5,000원에 팔았다. 벼룩시장의 묘미는 역시 가격 아니던가? 보물찾기의 재미와 흥분이 흘러 넘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경험이 아닐까 싶다. 첫 번째와 두 번째를 모두 경험해 본 친구들은 이곳에 안 올 수가 없다. 매체를 통한 간접경험을 한 이들에게도 이곳은 가보고 싶은 곳일 수 밖에 없다. 좋은 분위기와 득템을 경험한 사람들이 자꾸만 몰려드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아주길 바란다. 더 많이 알려져서 서울을 대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척박한 문화의 도시 서울에서 이런 행사가 매달 있다는 것은 꽤나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외국 친구들이 한국을 올 때 이곳을 오기 위해서 첫째 주 토요일을 여행일정에 꼭 넣는 것이 상식이 되면 좋겠다. 디자인 서울이니 뭐니 하면서 천박한 삽질과 천박한 색칠을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자발적이고 즐거운 행사를 지원해 줌으로써 론리 플레닛 ‘한국’편의 두께를 좀 더 두껍게 하는 것이 관광 강국, 문화 강국이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압구정 한 복판의 보따리 장사치들


1 2 3 4 5 6 7 8 9 10 다음



Contact Me!